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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 아주 오래된 구옥에서 살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정말 벌레가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던 것은 개미 들이었는데 가끔 방바닥에 누워서 천정을 바라보고 있으면 천정을 한줄로 기어가는 거미들을 발견할 수 있었죠. 

 

그 때 제가 가졌던 궁금증은 저 천정에 매달려 있는 개미들은 떨어지면 다치거나 죽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 개미들이 사람이라면 거의 백층이 넘는 고층 빌딩에 매달려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데 말이죠.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개미는 대략 3 ㎜에서 약 1 ㎝ 정도의 다양한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1 g도 채 되지 않는 약 0.5 g 이라는 아주 작은 질량을 가지고 있죠. 개미가 계단 한칸 정도 높이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몸 길이가 5mm 인 개미에게 12cm 정도 되는 계단은 170cm 의 사람에게 41m 정도 되는 높이와 마찬가지 입니다. 만약 사람이 41m 에서 떨어진다면 당연히 사람은 크게 다치거나 죽습니다. 

 

우리가 중학교 시절 배웠던 위치 에너지 공식을 생각해 보면 v=√2gH 가 되고, 중력가속도를 9.8 ㎨ 이라고 생각했을 때 지면에 닿는 순간 사람의 속도는 28.3 ㎧가 됩니다. 이 때 사람이 받는 충격량은 운동량과 동일 하기 때문에 28.3 ㎧× 사람의 질량 ㎏ 가 되겠죠. 이정도 충격량이면 충분히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속도입니다.

 

그러나 개미가 12 ㎝를 떨어진 지면에 닿기 직전의 개미가 갖는 속도는 약 1.5 ㎧입니다. 개미가 받을 충격량은 1.5 ㎧ × 개미의 질량 ㎏ 이 됩니다. 이 때 개미의 질량을 대략 0.5g 정도로 계산하면 충격량은 7.5×10⁻⁴ [㎏㎧] 정도가 됩니다. 단순히 계산해 봐도 사람이 받는 충격량과는 수백만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흔히 알려진 것 처럼 개미는 자신의 몸무게 보다 거의 5천 배 이상의 무게를 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결과적으로 이런 엄청난 힘과 의미 없을만큼 작은 충격량 덕분에 개미는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개미는 너무나 가볍기 때문에 이미 공기의 저항을 충분히 받아서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떨어질 때의 속력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심지어 바람이 조금이라 강하게 불면 차라리 어딘가로 날려 가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죠. 그래서 이제부터 우리는 개미가 고층빌딩에서 떨어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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