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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번 연말이나 새해가 되면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정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이렇게 우리가 매번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의 사촌 동생은 가끔 페이스북에 야심 찬 목표를 올리곤 했습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며 자신의 다이어트 계획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었죠. 혼자서는 다이어트를 성공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자신의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SNS에 공개적으로 맹세했습니다. 어떻게든 다이어트를 성공하겠다는 의지였죠.

 

그녀의 방법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다이어트 계획을 SNS에 올린 뒤 2주 뒤, 그녀는 1kg이 빠졌다며 SNS에 성공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뒤 그녀는 여전히 노력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한동안은 다이어트에 관한 게시물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결심을 하지만 결국 연말이 되면 자신이 연초에 결심했던 것들을 대부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곤 합니다. 그래서 그 다음 해에도 똑같은 결심을 다시 하곤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우리가 충분히 합리적이지도 않고, 인간의 의지력이라는 것은 대단히 나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의지력’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쓰면 쓸수록 고갈되죠. 그래서 하루 종일 직장이나 학교에서 시달린 사람들은 저녁에 집에 들어왔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소파에 앉아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우리는 쓰면 쓸수록 고갈되는 의지력을 통해 습관을 바꿀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자기 자신의 행동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서 받는 영향보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의지만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릿>의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와 그의 동료들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매일 밤 프랑스어 공부하기’나 ‘마감 전에 숙제 끝내기’와 같은 공부 목표를 적어서 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실험 첫 주, 첫 번째 그룹에게는 목표 달성에 유리하도록 유혹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학습 공간’을 설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그룹에게는 오로지 ‘의지력’만으로 다른 유혹을 이겨내도록 만들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목표 달성도에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매겼습니다. 평균적으로 모든 학생이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를 달성했지만 자신의 상황을 제어한 첫 번째 그룹 쪽이 의지력만 활용한 두 번째 그룹에 비해 0.5점 정도 높은 점수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실험 결과, 자기통제를 이용한 행동의 변화는 상황을 변화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동의 변화처럼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했습니다. 쉽게 말해, 환경을 바꾼 학생들은 자신과의 힘든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들은 물리적, 사회적 환경에서 놀고 싶은 유혹을 아예 제거해버림으로써 공부에 방해되는 많은 욕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남들보다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사람들은 주의를 분산시키고,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내 사전에 차단했습니다. 아주 단순한 행동이지만 결과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죠.

 

습관을 바꾸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방법은 ‘거리’라는 마찰력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과 더욱 자주 교류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데이터 분석 업체가 스마트폰의 기록을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약 6km 떨어진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한 달에 헬스장에 5번 이상 방문했고, 약 8.2km 떨어진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들의 헬스장 방문 횟수는 한 달에 한 번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멀리하고 싶은 습관을 삶에서 멀리 떨어뜨리고, 가까이하고 싶은 습관을 내 쪽으로 당겨오는 것만으로도 좋은 습관을 더욱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운동’처럼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에는 거리를 줄이는 등 마찰력을 줄이는 방법을 활용하고, ‘소비’처럼 멀리하고 싶은 습관은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하는 등 마찰력을 늘리는 방법을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책을 읽고 단 하나의 개념만 얻어갈 수 있다면 이 ‘마찰력’이라는 단어를 얻어가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마찰력은 습관을 바꾸는 데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방법이 아닐까요?

 

저는 보통 일을 시작하기 전에 커피를 마시며 일을 시작합니다. 오전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는 데운 우유에 커피를 넣어서 카페라테를 마시며 오전 일과를 시작하고, 오후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는 믹스커피나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면서 오후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고 일을 시작하다 보니 커피를 마시는 행동은 이어서 일을 시작한다는 신호가 됐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습관은 늘 똑같은 신호에 반응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처음 몇 번은 의지로 행동하지만 이 행동이 충분히 반복되면 이 요소들은 하나의 신호로 정착되고, 비로소 우리의 습관이 된다고 말합니다. 만약 자신이 안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 습관을 발동시키는 신호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신호가 요구하는 보상을 동일하게 실현할 수 있는 조금 더 괜찮은 습관이 무엇일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 신호를 찾아낸다면 신호 뒤에 이어질 습관을 다른 행동으로 바꾸거나, 기존의 습관에 새로운 습관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습관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같은 일을 하면 금세 지치고, 싫증을 느낍니다. 게다가 언제나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늘 다양한 변화와 더 강한 자극을 원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상황’과 ‘마찰’은 습관을 형성하는 길을 닦고, ‘신호’는 엔진에 시동을 걸고, 네 번째 요소인 ‘보상’은 습관이라는 전차가 계속해서 나아가도록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흡족한 결과를 얻으면 뇌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분비합니다. 도파민은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앞으로도 그 행동을 계속하도록 부추깁니다. 그런 도파민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기는 ‘예기치 못한 보상’을 경험할 때라고 이야기합니다.

 

마트에서 ‘오늘만 반값 할인’ 같은 문구가 적힌 상품을 구입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뇌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특가 상품을 구입할 때는 뇌에서 다량의 도파민이 분비되고, 이 도파민은 ‘반값으로 물건을 산 상황’과 물건을 살 당시의 ‘날아갈 것 같은 기분 좋음’을 함께 시냅스에 저장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이 몇 번 반복돼서 습관으로 형성되면 다음에 마트에 가서 그 상품을 봤을 때 가격을 고민하지 않고 구매하는 습관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런 보상은 빠를수록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요. 도파민은 분비 후 1분 이내에 습관 학습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이 있다면 보상이 바로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습관은 언제쯤 형성되는 걸까요? 사실 습관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용히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언젠가는 마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믿어야만 합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신경 네트워크와 기억 시스템에 습관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 합니다. 그러다 어느 시점이 되면 그 행동은 결국 습관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정확히 습관이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알 수 없는 걸까요? 한 연구에 따르면, 날마다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은 약 65일이 지나자 습관이 되었지만 운동이 습관으로 굳어지기까지는 91일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결국, 하나의 행동이 습관으로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고, 어떤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지에 따라 다르다는 말입니다.

물론, 우리는 복잡한 행동보다 단순한 행동을 더 빠르게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삶에서 습관이 전혀 없는 빈 공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습관을 버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겠다는 말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대신 운동을 하러 나가겠다는 의미이고, 책 읽는 습관을 만들겠다는 말은 스마트폰에 빠져있던 시간을 책 읽는 시간으로 바꾸겠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결국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습관을 버리고,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을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으시다면 습관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마법이 일어나기를 믿으며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4년 늦은 겨울, 런던의 지하철이 이틀간 폐쇄됩니다. 런던 지하철노동조합이 파업을 선언했고, 총 270개 역 중에 171개의 역이 문을 닫았습니다. 무기한 파업은 체계적이지도 않았고, 사전에 공지되지도 않았죠. 파업 때문에 자신의 출근길을 수정해야만 했던 런던의 직장인들은 기존에 ‘가장 빠른 출퇴근 경로’라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출근 경로는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강력하게 자리 잡은 습관 중 하나입니다. 이 일상이 어긋나면 뒤에 이어질 하루 일과 역시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파업 첫날에는 파악된 전체 통근자 중 단 60%만이 평소 이용하던 역에서 지하철을 탈 수 있었고, 약 50%만이 평소 이용하던 역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통근 시간이 아주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원래 출근 시간보다 더 빨라진 사람도 있었죠.

 

사람은 적당한 수준의 해결책을 찾으면 그 방법을 고수하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적당한 수준의 해결책을 찾고, 그 해결책에 의존하다 보면 편해져서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를 멈춥니다. 하지만 이런 지하철 파업처럼 익숙한 신호가 사라지면 우리는 더 이상 자동으로 반응할 수 없게 됩니다. 의식적인 결정이 개입해야만 하죠. 하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하는 과정에서도 때로는 우연히 더 나은 개선점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평소 늘 고수해오던 ‘그저 괜찮은 정도’의 습관을 방해하면 더 새롭고, 더 빠르고, 더 효과적인 습관을 찾아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반대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죠. 일상의 변화는 언제나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주고,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변화를 탓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것인지.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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