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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빛과 소금이라는 표현이 관용적으로 쓰일만큼 한때는 중요한 자원이었으나, 요즘에는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보통 소금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그저 '적게 먹어라' 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게 항상 좋은 조언일까요?

 

1940년 3월 Baltimore의 Lawson Wilkins가 쓴 논문에선 한 아이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 아이는 11개월 때부터 이상할 정도로 소금을 찾았습니다. 아이의 특이한 식성에 대해 물어본 편지에 부모가 답신하길, 아이는 엄마의 모유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것을 토해낸다고 했습니다. 부모는 의사의 조언대로 아이에게 크래커를 줘보았습니다. 아이는 크래커도 토해냈습니다만, 곧 크래커에 있는 소금을 모조리 핥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선 더 먹길 원했죠.

 

한번은 아이가 소금통의 내용물을 알고는 소금통 없이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 했다고 아이의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아이는 소금통 안에 손가락을 찍어 입으로 가져오면서 소금을 먹어댔습니다. 아이가 하루에 추가로 먹는 소금의 양이 가득 찬 티스푼 하나 정도의 양이였습니다.

이미 먹고 있는 음식이 부모의 음식보다 짠데도 말이죠.

 

이는 체중에 비례해 아이가 성인이라 치면, 하루에 약 20~30g의 소금을 추가로 먹는 것입니다. 미국의 식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하루의 권장 소금 섭취량은 최대 5.75g입니다. 후에는 아이가 소금을 많이 먹는 이유가 아이의 미각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몸이 그만큼 소금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아이는 3살 때 병원에 입원하였고, 안타깝게도 아이는 7일간 병원의 저염식을 먹다가 갑자기 죽고 말았습니다. 이 논문의 마지막 문단에서는 "부신 피질 조직이 부족한 3.5세의 아이가 부신 부전의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며, 소금에 대한 뚜렷한 갈망을 드러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는 먹는 소금의 양을 늘려서 적어도 2년 반 정도 더 생존한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충분한 소금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물론 건강한 사람들은 이 아이보다 훨씬 적은 소금을 섭취하고도 살 수 있죠. 2005년, 미국 연방 정부 식단 가이드라인은 하루 최대 섭취량을 나트륨[Na] 2,300mg (≈소금[NaCl] 5.75g) 으로 한정했습니다. 이 정도 양의 나트륨은 1개 반의 통오이피클에 해당하는 정도의 입니다.

 

소금 섭취량의 변화

미국인들의 소금 섭취량을 하루에 1티스푼(약 2.8g) 줄인다면 92,000건의 심장발작을 예방하고 정부의 보건 예산을 200억달러 아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많은 양의 나트륨은 조직으로부터 혈액 안으로 물을 끌어당겨서 혈액량을 늘리고 심장을 더 세게 뛰게 한다. -> 그 결과로 고혈압이 일어난다. -> 만성 고혈압은 심장과 동맥에 스트레스를 줘서 심장 질환을 야기한다. -> 따라서, 소금은 적게 먹을수록 좋다.

 

현재 고혈압은 사상 최고치에 있습니다. 미국인 3명 중 1명은 고혈압이죠. 근데 정말 소금이 문제일까요? 우리가 먹는 소금은 사실 지금보다 옛날에 훨씬 많았습니다. 일부러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소금을 많이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산업 시대 이전, 소금은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음식 보존제였기 때문입니다.

 

Mark Kurlansky의 책 "Salt : A World History"에서 지적된 것처럼 적어도 1500년대부터 유럽의 소금 섭취량은 40g에서 100g 정도로 매우 높았습니다. 소금에 절인 생선같은 음식 덕분에 말이죠. 이 정도 양이면 식당에서 보는 소금통을 1-2개 전부 써버리는 양과 맞먹습니다. 이 엄청난 양의 소금 섭취가 고혈압에 의한 심장질환을 일으키고 있었다면, 당시의 사람들은 갑작스런 죽음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나봅니다. 심장병에 대한 보고서가 1600년대 중반까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죠.

 

그리고 1800년대 초부터 제2차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군사기록에 따르면 서구인들은 하루에 15~17g의 소금을 섭취했습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냉장보관이 음식을 보존하던 소금을 대체하면서, 미국의 소금 섭취는 그의 절반인 하루 9g (1.8티스푼)으로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렇게 역사상 꾸준히 적게 소금을 먹었는데도, 고혈압의 발생률은 현재 1900년~1950년보다 3배 높아졌습니다. 이는 소금 섭취가 일정한데도 고혈압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소금 섭취가 문제 없는 이유

한국인들은 여러 종류의 짠 음식을 먹습니다. 가장 쉬운 예로 김치(소금과 향신료로 다른 야채들과 함께 절인 배추)가 있죠. 김치는 항상 상에 오르곤 합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약 4000mg입니다. 이는 미국의 식단 가이드라인 권장량의 거의 2배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관상동맥 심장질환율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 의해 지원된 2015년 9월 논문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나트륨을 섭취한 상위 25% 그룹이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뇌졸중의 발생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이는 "The Korean Paradox(*한국의 역설)" 이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그리고 James DiNicolantonio 박사가 지적하길, "한국 말고도 다른 13개의 국가에서도 똑같은 '역설' 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가 아주 철저하게 쓴 책 'The Salt Fix'에서 DiNicolantonio 박사는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불필요할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합니다. 소금은 매우 중요한 여러가지 기능들이 있습니다. 심장이 제대로 피를 펌프질하는 데에 필요하고, 위장이 소화를 하는 데에 필요하며, 뼈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에도 필요합니다.

 

세포와 세포끼리 서로 소통하고, 심장과 뇌같은 장기끼리 적절한 신경 자극을 주고받을 때에도 소금은 핵심적인 구성요소가 됩니다. 'The Washington Manual Endocrinology Subspecialty Consult' 라는 책에서도 몸에 나트륨이 극히 적으면, "환자는 신경정신병적인 증후와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이는 근육 약화, 두통, 무기력, 운동실조 및 정신병에서부터 뇌부종, 두개 내압 증가 (ICP), 발작, 혼수 상태를 포함한다." 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아주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한 경우에도 물론 끔찍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1913년 글에 따르면 "중국의 저장성 지역에서는, 소금의 포화용액을 마시는 것이 일반적인 자살 방식이였다." 고 합니다. 자살을 위해 1~1.5파인트(약 570~850mL)의 소금 포화용액을 마시는데, 보통 피클을 담을 때 쓴 소금물을 마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죽기 위해서는, 이 모든 소금이 아주 빠르게 섭취되어야 합니다. 신장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여과 기능을 압도해야하기 때문이죠. 이것이 16세기 유럽인들이 소금을 그렇게 많이 섭취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100g의 소금은 방대한 양이지만, 정상적인 속도로 섭취하면 신장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소금 섭취를 의식적으로 제한해야 했다면, 신장같은 우리의 조절 체계가 약하다는 뜻일겁니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그렇지 않죠.

 

우리의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혈액과 세포외액' 에 있는 '소금 및 다른 성분들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체계가 작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장은 물론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세포가 생존할 수 있는 세포외액의 전해질 수준의 범위가 좁은 것을 고려하면, 소금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초과하는 소금을 배출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바다에서 먹이를 구하는 포유류들은 (바다사자, 해달, 바다코끼리, 북극곰 등) 많은 양의 소금을 삼킵니다. 하지만 혈액의 염분량은 육지의 포유류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죠. 적어도 우리의 관점으로 볼 때, "이 동물들의 신장은 분명 방대한 양의 소금을 배출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동물들의 신장과 인간의 신장의 생리학적 기반은 같습니다.

 

삼투압 조절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 몸 속의 물과 나트륨 수치는 끊임없이 서로 균형이 잡힙니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너무 낮게 떨어지면, 혈액 속의 물이 우리의 조직 속으로 들어가 이 균형을 유지합니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상승할 때에는, 신장이 그 초과량을 소변에 배출할 뿐입니다.

 

'Salt Fix' 책에 설명되어있는 것처럼, "혈액과 체액의 나트륨 수치가 높아지면, 우리는 신장으로부터 재흡수하는 소금을 줄이고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도 소금을 덜 흡수하기 시작합니다. 간은 창자에게 이러한 신호를 줄 수 있죠. 또 만약 나트륨이 축적되기 시작하면, 초과하는 나트륨을 해롭지 않은 선에서 피부나 장기들로 이동시킵니다.

 

실제로 Friedrich Luft와 동료들은 1979년 논문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는데 그들은 정상적인 혈압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양한 양의 나트륨을 주었습니다. 많은 양인 약 87g의 소금을 준 경우까지도 있었죠. 그들은 실험에서 "소변으로 배출된 나트륨양이 각각 섭취했던 총 나트륨양에 근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의 몸은 단순히 초과분을 배출하고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하루당 나트륨 섭취의 10배를 초과하는 86g의 소금까지 말이죠.

 

DiNicolantonio 박사는 이러한 것들을 보았을 때 "우리의 몸은 소금 부족이 아니라 소금 과다를 처리하는 데 잘 적응되어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말대로 우리의 몸이 소금이 부족할 때보다 차라리 많은 양의 소금을 처리하는게 더 쉽다면, 소금 섭취량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높다는 자료가 있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게 맞을겁니다.

 

근데 이 자료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의학저널의 2014년 글은 102,000명의 소변 속 나트륨양을 측정하고 3.7년동안 지켜보면서 사망과 심혈관 관련 사고를 분석했습니다. 이 글이 결론짓길, "추정하기로 하루 3~6g의 나트륨을 섭취한 사람은 사망률이나 심혈관 사고율이 낮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소금 섭취가 이 범위보다 많을 때보다 적을 때 부정적인 효과가 훨씬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소금에 대한 본능

동물들은 오로지 소금을 얻기 위해 타고난 강력한 본능이 있습니다. 마치 목이 마르거나 배고플 때 물이나 음식을 얻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나는 것처럼요. 코끼리는 뿌리 밑 염분기 있는 흙을 얻기 위해 나무를 뿌리째 뽑습니다. 고릴라는 짠 맛이 나는 미생물을 먹기 위해 썩은 나무를 씹습니다. 그리고 어떤 동물은 나트륨때문에 소변을 마시죠.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인간이 소금을 위해 해온 것에 비하면 별 것 아닐겁니다. Mark Kurlansky의 저서, 449페이지에 달하는 'Salt: A World History'가 이것에 대한 증거입니다. 그가 저술하듯 소금은 문명을 이끌었고, 제국을 건설했으며 전쟁들을 승리하게 했습니다. 로마인들은 주요 도시들을 모두 제염소 근처에 설립했고 로마 군대는 한동안 급료로 소금을 받았습니다. 영국은 소금 공급 통제를 실패했을 때 미국과 인도의 식민지 통제를 잃었습니다. Kurlansky는 말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소금에 대한 끊임없는 전쟁이였다. 소금을 통제하는 사람은 곧 권력을 가졌다"

 

많은 지역에서, 소금을 얻기 쉬워질 때 소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루에 3000~4000mg의 나트륨을 말이죠. 나쁜 식습관으로 악명 높은 미국에서도, 2011 - 2012년의 일일 평균 소금섭취량은 겨우 3600mg이였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몸은 우리에게 소금을 얻으라고 합니다. 이것은 소금이 실제로 필요하기 때문이죠.

 

1936년 논문인 '사람의 실험적인 염화나트륨 부족'에서는 7일간의 무염식과 땀흘리기를 통해 피실험자들은 나트륨 결핍이 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극심하고 꺼지지않는 갈증을 느꼈다고 보고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소금에 대한 갈망을 겪었고 종종 소금을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피실험자들이 식욕 감퇴, 무쾌감증, 집중 장애, 과피로와 일반적인 탈진감을 느꼈다고 보고했습니다.

 

Johns Hopkins 의과대학의 1995년도 연구는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들과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환자들은 나트륨 섭취를 제한하지 않도록 권고받았고 몸이 나트륨을 유지하게 하는 약 fludrocortisone을 처방받았습니다. 76%의 환자들이 만성피로증후군 증상 감소와 좋아진 임상징후를 나타내며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환자들이 일반 복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답하는 점수를 향상시켰다는 점인데, 이는 곧 그들의 기분이 더 나아졌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 연구에서는,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들의 61%가 스스로에게 저염 식단을 강요해왔다는 것을 결론으로 내렸습니다.

 

17세기 중국 과학자이자 백과사전 편집자였던 Song Yingxing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세계에는 다섯가지 맛이 있는데, 사람이 1년동안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을 자제해도 아프지 않지만 2주 동안 소금을 못먹게하면 닭도 묶지 못할 정도로 매우 약해질 것이다." 짠 음식에 대한 갈망은 확실히 소금이 "중독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몸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우리가 섭취하게 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American Journal of Diseases of Children 의학저널의 1928년 연구에서는 아기들이 스스로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한 자연 식품이 주어졌을 때,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가능하게 하는 음식들을 골랐다고 합니다. 그 중엔 심지어 비타민 부족으로 구루병을 앓고 있는 아이도 있었는데, 이 아이는 101일간 많은 양의 생(生) 대구 간유를 복용했습니다. 결핍 증상이 사라진 후, 대구 간유에 대한 아이의 갈망도 사라졌습니다.

 

인간이 보통 하루에 3~4g의 나트륨을 섭취하려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의 몸이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양을 알고 우리가 그렇게 먹도록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3~6g의 나트륨[Na] (약 7~15g의 소금[NaCl])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범위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땀을 많이 흘리거나 저탄수화물 식단을 먹고 있어 소금을 더 잃고 있다면, 이 범위는 4~7g 또는 5~8g으로, 혹은 더 많이 올라갈지도 모릅니다.

 

※ 위 내용은 의학적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작성자는 더 많은 소금 섭취를 권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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