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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교를 다닐때는 4당5락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4시간만 자고 공부를 하면 대학에 붙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진다는 뜻이죠.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성인이 된 지금도 할 일이 많아지면 수면 시간부터 줄이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수면이 줄어들면 생산성, 창의성, 집중력, 의지력, 의사소통능력도 감소합니다. 적은 수면은 뇌를 둔화시키고 몸을 아프게 만들어요. 무엇을 하든 결과의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만들게 되죠.

 

수면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면은 뇌와 신체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수면과 뇌

1999년 '러프버러 대학교'의 두명의 교수들은 뇌의 적응력에 수면이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했습니다. MBA 학생들에게 경영 시뮬레이션을 플레이하게 했습니다. 게임 도중에, 시장의 환경이 급변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죠 빨리 변하고 적응하는 학생만이 살아남았습니다.

 

학생들은 잠을 적게 잔 그룹과 마음껏 잔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충분히 잔 학생들은 대부분 빨리 적응해서 판매를 잘 했습니다. 반면에, 잠이 부족한 학생들은 전략을 적절히 수정하지 못해 곧 파산했죠. 수면이 부족하면 뇌가 대안을 고려하는 능력을 잃습니다.

 

뇌영상을 보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의 전두엽은 뉴런의 신호 전달이 느려집니다. 전두엽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기에 아주 중요하죠. 전두엽은 계획, 개성 표현, 의사 결정, 집중력, 추론, 문제 해결에 관여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생각을 끝내거나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비슷한 실험이 또 있었습니다. 실험자는 아주 간단한 수열 추론 퍼즐을 내 줍니다. 이 퍼즐을 쉽게 풀 수 있는 요령이 있었는데 그것은 마지막 숫자 3개가 언제나 앞의 숫자 3개의 반대라는 것이었습니다. 실험자는 최초에 퍼즐에 대해 알려 줄 때는 이 요령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뒤, 12시간 이후 다시 퍼즐을 풀게 하여 얼마나 빨리 요령을 파악하는지 테스트 해 봤습니다.

 

피 실험자는 세 개의 집단으로 나뉘어 졌습니다. 아침에 배운 다음 밤에 시험을 본 그룹 1, 밤에 배운 다음 밤을 샌 후 아침에 시험을 본 그룹 2, 밤에 배운 다음 잘잔 후 아침에 시험을 본 그룹 3. 그룹 1, 2는 요령을 파악할 확률이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잠을 잘 잔 그룹 3에서는 그 확률이 2.5배 더 높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잠을 잘 자고 나면 우리가 스스로 인지하지도 못했던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거겠죠. 그런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2가지 요인은 '기억 통합'과 '정보 처리'입니다.

 

수면은 뇌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잠을 잘 때, 뇌는 하루 중 수집한 정보에서 필요없는 건 잘라내고 중요한 것만 기억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단기 기억의 중요 부분이 장기 기억으로 이동합니다.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에서 미로를 빠져 나가는 쥐의 뇌를 분석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잘 때의 뇌와 비교했죠. 깊은 수면 상태에서 쥐의 뇌는 미로에 다시 들어간 것처럼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평소보다 정보를 10배는 빠르게 처리했죠. 뒤로 감고, 앞으로 감고, 건너 뛰면서 낮에 얻은 정보를 재빠르게 복습하고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흔히 REM 수면이라고 부르는 얕은 수면 상태에서는 수면은 정상 속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꾸는 꿈 속에는 이상할지라도 사건의 흐름이 존재하죠. 꿈속에서, 뇌는 관계 없는 정보들이 맞물리는지 보고 준비해야할 상황들을 시뮬레이션해 봅니다. 뇌가 정보를 이렇게 다루기 때문에, 꿈 속에서 창의적인 통찰을 얻기도 합니다.

 

케쿨레는 1865년 벤젠의 구조를 꿈에서 발견했죠. 엘리아스 하우는 꿈에서 힌트를 얻어 재봉틀을 발명했고, 폴 맥카트니는 '예스터데이'의 멜로디를 꿈에서 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예는 아주 많습니다.

 

수면 부족은 창의성과 기억만 방해하는 게 아닙니다. 심지어 인격조차 떨어뜨리죠. 전두엽은 수면이 부족하면 활동이 둔화됩니다. 전두엽은 우리의 자제력을 담당하는 곳이죠. 반면에 편도체는 활성화됩니다. 편도체는 정서 기억을 처리하는 곳인데 흔히 파충류 뇌 라고 불리는 곳이죠. 

 

잠을 적게 자면 더 감정적으로 편하고 절제력이 떨어지고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며 과민 반응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배우자와 자주 다투거나 더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수면 부족은 전두엽의 활동을 둔화시킵니다. 전두엽만이 자기 성찰, 즉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한 전두엽의 자기 평가를 확신할 수 있을까요?

 

수면 부족은 사람을 감정적으로 민감하게 만듭니다.

수면과 신체

수면이 필요한 건 뇌만이 아닙니다 조직 재생, 대사 경로 유지, 호르몬 균형도 있습니다. 수면은 신체에도 아주 중요합니다.

 

시카고 대학의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칼로리가 제한된 식사를 하면서 5.5 또는 8.5 시간을 랜덤으로 잤습니다. 5.5시간 잔 사람은 체지방이 55% 덜 감소했습니다. 똑같은 식단을 먹었음에도 말이죠. 게다가 잠을 덜 잔 그룹은 근손실 또한 더 컸습니다. 잠을 잘 잔 그룹에 비해 비지방이 60% 더 손실됐죠 또한 그들은 공복감을 더 크게 느꼈습니다. 그들의 '그렐린' 수치가 높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렐린 호르몬은 지방을 저장하고 배고픔을 더 느끼게 합니다. 하루만 잘못자도 이 배고픔 호르몬이 15% 증가합니다. 그렐린 호르몬만 교란되는 게 아닙니다. 수면 부족은 포만감 호르몬인 랩틴과 맬라토닌을 떨어뜨립니다. 맬라토닌은 강력한 항노화, 항암 성질이 있으며, 맬라토닌은 갈색 지방 조직을 증가시켜 체중을 감소시킵니다. 갈색 지방 조직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백색 지방 조직을 태워서 근육같은 역할을 합니다.

 

수면 부족은 비만을 유발합니다.

수면 부족은 코티솔을 증가시키는데, 코티솔은 최악의 지방인 복부 지방을 늘립니다. 코티솔은 근육을 분해해 연료로 바꾸는데 이를 포도당 생성이라고 합니다. 몸짱이 되고 싶어서든 다이어트를 위해서든 잠을 잘 자야 운동 효과가 좋습니다.

 

수면 중 분비되는 중요한 호르몬인 인간 성장 호르몬은 젊음의 호르몬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름이 암시하듯, 이 호르몬은 성장, 세포 재생을 촉진하는데, 근육이 증가하고, 지방은 줄어들고, 피부 탄력성도 좋아집니다. 인간 성장 호르몬은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며 부족하면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수면의 다른 기능은 노폐물 청소입니다. 뇌는 하루 중 많은 노폐물을 만들어 냅니다. 수면 중에 뇌는 청소 작업을 하는데 뇌가 쪼그라들어 척수액이 노폐물을 씻어냅니다. 이를 글림프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이 노폐물 중 하나는 아데노신입니다. 뉴런과 그 밖의 세포 활동의 부산물인 아데노신은 ATP를 태울때 나옵니다. ATP는 신체의 에너지 저장 물질입니다. 아데노신이 쌓이면, 나른해지며 자고 싶어 집니다. 아데노신이 일정 수준 이상일 때, 몸은 잠을 자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서, 몸이 피곤하지 않다고 속입니다. 카페인은 각성 작용을 하여, 늦은 시간에 복용하면 수면 주기를 방해합니다.

 

웨인 주립 의대 행동 신경과학과 부교수 크리스토퍼 드레이크는 잠들기 무려 6시간 전에 카페인을 섭취해도 수면 시간이 1시간 줄어든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대낮에 커피를 마신 사람은 밤에 7시간을 잔 것 같아도 수면 측정기 상으로는 깊은 잠에 들지 못해서 실제로는 6시간만 잔 셈이 됩니다. 그래서 커피는 잠들기 적어도 8시간 전에 마시는게 좋습니다.

 

아데노신과 마찬가지로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에서 생성되는 찌거기입니다. 불행히도, 과도한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에 해로우며 알츠하이머와 관련있습니다. 알츠하이머 환자가 아밀로이드 베타를 더 만드는게 아니라 제대로 씻어내지 못하는 겁니다.

 

식사 같은 다른 생활 습관도 역할을 하지만 수면은 신경퇴행성 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어떻게 하면 더 잘 잠들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질 좋은 수면을 이룰 수 있는지 궁금하실겁니다. 그에 관련된 포스팅을 읽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https://snobbism.tistory.com/104

 

수면의 과학, 더 질 좋은 잠을 자는 방법

https://snobbism.tistory.com/101 수면의 과학, 수면이 우리 뇌와 신체에 미치는 영향 제가 학교를 다닐때는 4당5락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4시간만 자고 공부를 하면 대학에 붙고 그렇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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