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정치사회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일생

스노브 2022. 1. 23. 07:22
반응형

제 머릿속에서 상남자라는 이미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꼽으라면 이 사람을 제일 먼저 떠올릴 것 같습니다. 바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입니다. 그만큼 엄청난 카리스마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인데요. 오늘은 불곰국의 차르이자 역대급 스트롱맨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1952년 10월 7일, 소련 레닌그라드의 낡고 허름한 공동주택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블라디미르 수피리도노비치 푸틴은 해군 수병 출신으로 레닌그라드 포위전 당시 중상을 입은 상이 군인이었고 어머니 마리아 이바노프나는 친정 식구들 대다수가 전쟁 통에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아픔을 겪었다고 합니다.

 

푸틴 위로는 형이 둘 있었는데 첫째는 어릴 때 일찍 사망했으며 둘째 역시 레닌그라드 봉쇄 중 목숨을 잃게 됐습니다. 레닌그라드는 2차대전 중에 나치 독일이 레닌그라드를 봉쇄한 사건으로 이 때 수많은 레닌그라드의 인민이 고통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군인이었던 푸틴의 아버지는 자신에게 배급된 식량을 몰래 빼돌려 굶고 있던 어린 아들에게 먹였는데 그것이 발각되고 3살짜리 둘째 아이를 강제로 고아원에 수용시켜야 했습니다. 결국 둘째는 고아원에서 죽고 말았죠.

 

아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푸틴의 어머니는 쓰러지고 마는데 어이없게도 사망자로 처리돼 시신 처리장으로 옮겨지게 됩니다.이를 본 푸틴의 아버지가 몸을 던져 막았고, 어머니는 기적적으로 죽음을 면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두 아들을 연달아 잃고 고통속에 살던 부부가 마흔이 넘어 얻게 된 귀한 아이가 바로 푸틴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얻은 아이 푸틴은 어렸을 때부터 늘 자신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아이들과 싸우고 다니는 동네에서 유명한 말썽꾼이었다고 합니다.

 

레닌그라드 전경

1960년, 푸틴은 레닌그라드에 있는 193번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그는 학교에 들어간 후에도 공부보다는 놀기를 좋아하는 문제아 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또래 불량 학생들과 어울리며 온갖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녀 부모의 속을 썩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는 푸틴도 정신을 차리고 모범생으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영화에서 보던 첩보원들의 모습에 반해 스파이가 되고 싶었던 푸틴은 10대 중반부터는 1920년대 러시아군의 호신술에서 발전한 무술인 삼보와 유도 등 여러 가지 운동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스포츠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 그는 레닌그라드 지역에서 열린 삼보나 유도 대회에 나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1970년, 푸틴은 레닌그라드 주립대학 법학과에 입학하게 됩니다. 아직 학생 신분이던 1974년, 푸틴은 KGB 수습요원으로 발탁이 되며 드디어 어릴 적 자신의 꿈이었던 첩보원의 꿈을 이루게 됩니다. 그렇게 1985년 여름, 대학에서 배운 덕분에 독일어에 능통했던 푸틴은 '통역관'이라는 위장 신분으로 구동독에 잠입하여 핵심 인사 포섭과 군사기밀 등을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스파이로 독일에 간 것이 푸틴에게 있어선 최초의 해외 방문이었는데, 1985년부터 독일이 통일되던 1990년까지 푸틴은 KGB 요원으로 독일 생활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지금도 푸틴이 걷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오른손이 어디가 불편한가 싶을 정도로 몸에 밀착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건 KGB 사복 요원들이 언제든지 총을 꺼내 쏠 수 있도록 훈련받은 덕분이라고 합니다.

 

한편 그 무렵, 푸틴은 개인적으로도 신상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친구의 소개로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류드밀라 푸티나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3년 정도의 연애 기간을 거쳐 1983년 7월 28일, 푸틴과 류드밀라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1985년, 독일로 떠나기 전 첫 딸 마리아를 얻고, 독일에서 둘째 딸 카테리나를 얻게 됩니다.

 

과거 KGB로 일했던 푸틴은 자신의 사생활이나 가족에 대한 취재를 일절 차단해 온 것으로 아주 유명한데, 오죽하면 국가 기밀보다 취재하기 힘든 것이 푸틴 가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실제로 그의 두 딸 역시 가짜 신분으로 위장해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다 2013년 6월, 푸틴은 30년에 가까웠던 아내 류드밀라와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게 됩니다.

 

푸틴부부의 젊은시절 (좌)류드밀라, (우)푸틴

사실 푸틴은 31살이나 어린 러시아의 전설적인 리듬체조 선수, 알리나 카바예바와 스캔들이 있었습니다. 카바예바는 푸틴과 만나는 덕분에 2014년부터 NMG라는 미디어 기업의 회장을 맡아 연봉을 무려 114억 원이나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둘 사이를 의심하는 끊임없이 루머가 돌고 있지만 두 사람은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떼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푸틴의 전 아내 류드밀라 역시 이혼 후 21살의 연하남과 재혼해 프랑스 남서부의 휴양지에서 호화롭게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1990년 5월, 독일에서의 스파이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푸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첫 민선시장인 아나톨리 소브차크의 국제문제 보좌관으로 기용돼 그 능력을 인정받으며 인생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1996년, 소브차크는 재선에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푸틴의 능력을 눈여겨본 새 시장은 푸틴을 다시 기용하려고 했지만 "배신의 대가를 받느니 충성을 위해 교수형을 당하는 것이 좋다"며 푸틴은 그 제안을 거부합니다. 일 하나 같이 하자는 거 가지고 배신이니 교수형이니 좀 오바스럽긴 하지만 하여튼 푸틴은 그렇게 시청 생활을 그만둡니다.

 

이때 푸틴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 일어납니다. 푸틴의 집에 불이 난 것입니다. 당시 푸틴은 푸틴은 5천 달러(약 550만 원)가 들어있는 지갑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러시아는 워낙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있던 상황이라 고작 550만 원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오히려 청렴한 이미지가 부각돼었던 것입니다.

 

이후 푸틴은 옐친 대통령의 대통령재산관리부 2인자로 기용되며 승승장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98년 7월엔, KGB의 후신인 연방정보국 FSB의 수장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1999년 8월 9일, 옐친은 푸틴을 부총리 겸 총리대행으로 임명하며 푸틴을 자신의 후계자라고 밝힙니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사실, 옐친과 푸틴 간에는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데 옐친은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 부정부패와 무능으로 인해 감옥행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옐친은 자신의 후일을 푸틴에게 요구했고, 푸틴이 이를 받아들이며 옐친의 공식 후계자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세기말인 1999년 12월 31일 옐친은 결국 사임을 발표했고, 총리 대행이었던 푸틴이 대통령 대행으로 임명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 있었던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푸틴은 드디어 러시아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후 2004년 재선에 성공한 후 3번 연속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러시아 헌법에 따라 당시 부총리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꼭두각시 대통령으로 자리에 앉힌 뒤 자신은 총리로 실권을 장악하다 2012년 다시 한번 대선에 나와 64%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2018년 다시 75%의 지지를 받아 2024년까지 재임이 확정된 상황에서 지난 2020년 7월, 푸틴은 선거법을 개정하는 개헌안 투표를 실시하게 되는데, 앞으로도 자신이 계속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 버렸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푸틴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앞으로 죽을 때까지 종신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그의 재산은 약 74.32㎡ 규모의 아파트와 구소련 시대에 생산된 자동차 2개, 오프로드 트럭 1대, 자동차 트레일러 등뿐이지만 사실 그의 재산은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러시아의 한 투자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재산은 차명 재산을 포함해 약 2,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13조 원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푸틴은 자신의 공식적인 월급보다 몇 배는 더 비싼 시계를 여러 개나 바꿔가며 차고 있으며 비행기 5대를 포함한 58종의 항공기와 4척의 고가 요트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엔 푸틴의 오랜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 의해 푸틴이 뇌물로 받은 10억 달러의 호화 궁전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여전히 많은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법을 바꾸고, 선거 과정에서도 투표 조작이 의심되는 일이 많이 있지만 대다수의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은 독재자가 아니라 미국의 루스벨트나 독일의 메르켈처럼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장기집권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푸틴에게 문제 제기를 하거나 비판하는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이 있으면 여지없이 살해되거나 실종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데도 말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는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 집권 이후부터 경제가 살아났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 있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지만 대다수의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이 경제를 살리고, 미국이나 유럽 등 강대국들에게도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국가의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훗날의 역사가 그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시대의 그 어떤 정치 지도자들보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 준 것은 틀림 없을 것입니다.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