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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현대 정치에서 신자유주의라는 말 만큼이나 오남용되는 단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애초에 신자유주의라는 개념 자체가 아주 애매모호 한 것이고 경제학 이론도 아니며, 일종의 정치 이념에 가까운 사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 부터 오해받고 헷갈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어떤 사람들은 신자유주의를 빅토리아시대의 자유방임주의 같은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고, 혹은 경제학 이론의 일종인 것 처럼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일단 신자유주의가 왜 역사에 등장하게 되었는지 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오일쇼크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

 

위 표에서 욤 키푸르 전쟁이라고 표시된 것이 4차 중동전쟁입니다. 4차 중동전쟁으로 인해서 중동의 산유국들이 석유 수출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하게 되고 이것이 1차 오일쇼크입니다. 그리고 79년에는 이란혁명이 발발하면서 산유국들이 석유공급을 줄이는 것에 대한 우려로 석유값이 폭등한 것이 2차 오일쇼크에요.

 

이 오일쇼크는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인플레를 가져오게 됩니다. 석유값의 폭등은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를 불러오고,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는 결국 물가 상승(총공급곡선의 감소)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원래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은 경제의 성장과 함께 찾아오는 것입니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직장인의 월급도 올라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오일쇼크는 경제가 후퇴하는 와중에 인플레이션이 찾아 왔습니다.

 

경제성장기에 인플레가 오면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를 회수해서 물가를 조절하고 반대로 경기가 침체하고 디플레가 오면 시중에 통화를 풀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지금도 각국의 국책은행과 경제 부처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경기 후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온 상황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업자는 늘어나고 물가는 치솟고 있는데 경기를 살리기 위해 확장정책을 펼치면 물가가 더 오를테고 물가를 잡기위해 긴축정책을 펼치면 경기는 더 침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답도 없는 상황을 스태그 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일쇼크로 인해 총공급곡선이 감소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총공급곡선을 증가시켜야 할 것입니다. 오일쇼크로 인해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가 되었으니 다른 곳에서 생기는 생산비용을 감소시킨다면 다시 총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정부 입장에서 기업의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감세와 규제철폐일 것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의 우파정당이 적극적으로 주장한 바로 그것들이죠. 이를 공급주의 경제학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실시한 사람들이 바로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과 같은 신자유주의를 표방한 정치인들 입니다.

 

(좌)로널드 레이건, (우)마거렛 대처

그러니까 신자유주의라는 사상이 생겨나게 된 이유는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한 아이디어였다 라는 겁니다. 이 아이디어에서 정부개입이 증가할 수록 인플레이션은 증가하기 때문에 이들은 정부개입의 축소를 주장하는 것이죠. 

 

물론 신자유주의는 모든 종류의 경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겁니다. 하지만 흔히 신자유주의에 씌워지는 악마적인 이미지들, 가령 자본가들만을 배불린다거나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거나 하는 것들은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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