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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식

양고기(Lamb), 고기의 왕

스노브 2022. 2. 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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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을 때 양 한마리, 양 두마리 하는 식으로 양을 세는 문화가 있습니다. 유래에 대한 설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sheep 이라는 양의 영어 발음이 사람의 규칙적인 숨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양들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이 마음에 평안을 주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동양인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이야기긴 하지요.

 

어쨌든 그만큼 양이라는 동물이 영미권 사람들에게는 친숙하다는 뜻을 겁니다. 수많은 서양 동화에서 양치기라는 직업이 등장하는 이유도 그런 것이겠죠. 그들의 조상은 아마 수천년동안 초원에서 양을 기르며 살아 왔을 것이고 현재도 양은 목축업의 주력 산업중 하나입니다.

양모

양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가축입니다. 먼저 양털을 깎아서 사용할 수 있죠. 양 역시 다른 가축화된 동물들 처럼 인간의 손에 너무 길들여져 버렸기 때문에 인간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심지어 인간이 털을 깎아주지 않으면 털갈이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어 버렸죠. 그래서 서구에서는 양털을 제 때 깎아주지 않는 것도 동물 학대로 취급합니다.

 

목장에서 탈출해서 6년동안 털을 깎지 않은 양

정기적으로 털을 깎지 않고 방치할 경우 위 사진의 양처럼 어마어마한 털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게 되어 버립니다. 사진의 양은 목장을 탈출해서 6년동안이나 털을 깎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래가지고 어떻게 사람을 피해 다닐 수 있었는지 신기하네요.

 

양털은 옷감이나 섬유 소재등으로 사용됩니다. 고품질의 양모는 상당히 높은 시장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몇몇 국가의 주력 산업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호주같은 경우는 19세기 부터 양모를 주력 수출품으로 삼고 있습니다.

양고기

양은 털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먹을 수 있는 식품도 제공합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양젖으로 만든 유제품입니다. 양 젖은 소 젖보다 사람이 더 잘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이라도 양젖은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간은 양을 육류로도 소비합니다.

 

양고기의 부위별 이름

아시아나 중동의 많은 국가들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소나 돼지를 안 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양고기는 대부분 해당되지 않습니다. 제 짧은 지식 안에서는 양고기를 금기시하는 국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양고기의 소비량은 굉장히 높고, 뉴질랜드 같이 목축업이 발전된 국가들은 양고기가 주력 수출품이 되기도 합니다.

 

서구에서 양고기를 소비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양고기 스테이크 입니다. 그들은 오래전 부터 양을 많이 길러왔고 양고기를 먹어 왔기 때문에 양고기 요리법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테이크는 주로 갈비를 많이 쓰지만 뼈가 박힌 등심, 뒷사태 등도 많이 쓰입니다. 잘 구운 양고기를 머멀레이드나 머스타드, 민트젤리를 발라 먹는 스타일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서구에서 주로 먹는 양고기 스테이크

그런데 양고기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아마도 양고기의 냄새 때문에 양고기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생후 1년 7개월 이상이 지난 양을 일컫는 머튼(Mutton)의 경우 누린내가 아주 심하기 때문에 이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향신료나 조리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반대로 6개월 미만의 어린 양을 뜻하는 램(Lamb)은 누린내가 거의 나지 않고 육질이 연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램은 식재료로 사용된 역사가 길기도 하거니와 냄새가 없어서 진입장벽이 거의 없고 종교적인 이유로 거부당하는 일도 없기 때문에 '고기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고기를 먹는 문화권에서는 마치 우리나라의 투뿔한우처럼 귀빈을 대접할 때 어린 양을 잡는다고 합니다.

 

중동이나 인도 등에서는 스테이크 외에도 양고기 스튜나 커리등을 만들어서 먹기도 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양고기

서구권 국가들과는 달리 동양인들에게 양고기는 꽤 익숙하지 않은 육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의 양고기 소비량도 상당히 늘어나서 양고기를 즐기는 분들도 많아 졌습니다.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램의 수입량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고 양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양고기 소비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양고기 소비의 상당수가 중국 동북지방 스타일의 양꼬치라는 것입니다. 양고기를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많은데 양꼬치로 대부분 소비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습니다.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중국식 양꼬치

일본의 경우에는 반대로 양꼬치가 생소한 편입니다. 일본은 독특한 양고기 요리인 징기스칸이라는 것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의 양고기가 이 징기스칸으로 소비된다고 합니다. 

 

징기스칸은 훗카이도를 방문하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소개될 만큼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음식인데요. 투구처럼 생긴 전용 냄비에 야채와 양고기를 함께 구워먹는 음식으로 국내에도 징기스칸 전문점이 꽤 있습니다.

 

고기의 왕이라고 불리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양고기, 특별한 미식 경험을 원한다면 양고기 스테이크를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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