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맛알못?

고깃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나 혹은 집에서 스테이크를 조리할 때 고기를 자주 뒤집지 말고 한 번만 뒤집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가끔은 고기를 너무 여러번 뒤집으면 고기를 못 굽는 다는 핀잔을 듣기도 하죠. 이건 꼭 우리나라만의 문화는 아닌 것 같고 해외 웹사이트 에서도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사실일까요?

 

고기를 한 번만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고기를 한 번만 뒤집는 것이 고기의 육즙 손실을 막고 표면부터 고르게 익힐 수 있는 절대적인 법칙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그만큼 육즙이 손실되고 고기가 고르게 익지 않아서 맛이 없어진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은 틀렸습니다. 고기를 한 번만 뒤집는 것은 결코 육즙의 손실을 줄이지도 않고 고기를 균일하게 익히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조리 시간도 오래 걸리죠. 

 

2.5cm 고기를 한 번 뒤집을 때오 여러번 뒤집을 때의 차이

이미 이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 결고도 있습니다. 위 이미지를 보시면 2.5cm 정도 두께의 스테이크용 고기를 딱 한 번만 뒤집거나 15초 간격으로 여러번 뒤집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한 번만 뒤집은 쪽은 겉은 과하게 익고 속은 전혀 익지 않은 반면 15초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뒤집어 준 스테이크는 타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고르게 익었습니다. 또한 한 번만 뒤집은 고기에 비해 조리시간도 상당히 짧게 걸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일어난 것일까요? 고기 표면은 팬에 닿은 순간 아주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표면일 뿐이고 고기의 중심부는 여전히 차갑겠죠. 그렇기 때문에 고기를 오랫동안 뒤집지 않으면 온도가 상승한 표면은 금방 수분이 빠지고 갈색으로 익어버리거나 타게 됩니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고기 중심부는 충분히 열을 전달 받지 못한 상태이죠. 그래서 고기를 한 번만 뒤집었을 때는 고기가 골고루 익지 않은 것입니다.

 

반대로 고기를 여러번 뒤집을 때는 고기의 겉면이 마르기 전에 고기를 뒤집게 됩니다. 또 불에 달구어졌던 부분이 공기에 노출되며 온도가 떨어지게 되죠. 그리고 양쪽에 번갈아 가면서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고기의 중심부까지 열이 전도 되기도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집니다. 결국 훨씬 더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 골고루 익은 고기를 구울 수 잇게 되는 것이죠.

 

고기를 자주 뒤집는 편이 더 골고루 잘 익습니다.

쎈불에 겉면을 바싹 익혀야 육즙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고기와 관련된 또 다른 주방 미신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고기의 겉면을 바짝 익혀야 육즙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죠.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이것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겉면을 바짝 익히면 수분이 증발한 고기의 겉 표면의 조직이 생고기보다 단단해 지기 때문에 이런 주방 미신이 생겼지만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 딱딱해 보인다 뿐이지 실제로 그 속에는 육즙이 통과할 만 한 큰 구멍들이 뻥뻥 뚫려 있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육즙 손실을 줄이겠다면 겉면을 바짝 익히기 위해 강불에서 조리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육즙 손실이 일어납니다. 육즙이라는 건 결국 수분이고 수분은 열에 닿으면 증발하기 마련이니까요. 육즙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차라리 조리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조리 시간을 줄이는 것 만큼 수분이 증발할 시간도 줄어들 테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고기를 자주 뒤집는 것이 조리 시간을 줄인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고기를 진공포장한체로 수비드조리법을 사용하면 육즙 손실이 거의 없는 아주 부드러운 스테이크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는 수비드조리기기가 없기 때문에 이 방법은 조금 힘들긴 하죠. (밥솥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육즙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조리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면을 바짝 익히는 이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고기 겉면을 바싹 익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시어링이라고 합니다. 시어링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마이야르 반응입니다. 고온에 조리되어 갈색으로 변색된 고기의 부위는 캐러맬화 되어서 단순히 익은 고기 이상의 맛있는 풍미를 지닙니다. 

 

그리고 갈색으로 잘 구워진 겉 표면은 외관상 식욕을 더 돋굴 수 있을 뿐 아니라 바삭한 겉면과 부드러운 속살이 조호되면서 다양한 식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냥 시어링을 하는 것이 더 맛있기 때문에 시어링을 하는 것입니다. 육즙을 보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요.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