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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는 아마 가장 양극화 된 음식일 것입니다. 제가 본 어떤 통계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육류이며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의 1/3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놀랍게도 인류의 1/3 정도는 돼지고기를 어떠한 이유로든 먹지 않습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종교적인 것입니다. 일단 모두들 예상하고 계시다 싶이 이슬람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회교도는 13억 ~ 16억 명 정도로 추정이 되고 이는 전체 인류의 1/5 가량 되는 수치입니다.

 

회교도를 포함해 매우 많은 인류가 이 맛있는 돼지고기를 본질적으로 부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솔직히 말하면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그들에게 왜 돼지고기를 부정하다고 여기느냐 묻는다면 나름대로 대답을 하긴 하겠죠. 그러나 우리는 학술적으로 합의된 어떤 명확한 이유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돼지고기를 금기한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고 그 출처는 불명확합니다. 우리는 그저 추정만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먹이 경쟁자

기원전 천년경 기록된 것으로 여겨지는 토라에는 남아있는 기록 중 처음으로 성문화된 돼지고기 금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기록한 고대의 유대인들은 돼지는 발굽이 갈라져 있지만 되새김질을 하지 않기 때문에 먹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이라는 의미는 그 동물이 셀룰로오스로 구성된 음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셀룰로오스는 대부분 식물의 주요 구조를 구성하는 일종의 당이며 인간은 그것을 소화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섬유질이라고 부르죠. 그러나 소나 염소처럼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들은 다릅니다. 그들의 장내에서 미생물들이 발효와 분해과정을 거쳐 셀룰로오스를 소화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듭니다. 이것을 돕기위해 이 동물들은 되새김질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돼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돼지는 인간과 비슷한 소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기본적으로 우리가 먹는 것을 먹죠. 같은 음식을 먹는 다는 것은 결국 부족한 식량을 돼지와 나눠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부는 이것이 돼지고기를 금지한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모충증 이론

쿠란에는 굶어죽을 지경이 아닌 이상 썩은고기와 피, 돼지고기는 먹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썩은 고기는 왜 먹으면 안되는 걸까요? 아마도 고대 시대의 썩은 고기는 위험한 병원체와 독소를 품고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혈액 역시 병원체를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죠. 

 

이런 관점에서 돼지고기 역시 안전상의 이유를 금기시 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관점은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기생충성 질환인 선모충증과 덜 익은 돼지고기에서 발견되는 회충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냈을 때인 19세기에 많은 주목을 받은 이론입니다. 선모충증은 19세기에 유럽과 아메리카에 만연했고, 같은 역사적 순간에 서구의 지식인들은 종교적 가르침과 새로 발견한 과학적 지식을 조화시키기를 열망했습니다. 그리고 선모충증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일종의 과학적 논리를 구약 성경에 스며들게 했고, 그것은 당시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는 선모충증 이론에 많은 의구심을 던집니다.

 

미국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1980년대 육류 금기에 관한 매우 영향력 있는 책을 저술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돼지고기 뿐만 아니라 모든 가축은 인간의 건강에 잠재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가령 탄저병과 같은 끔찍한 바이러스는 소와 양 같은 무리동물로부터 옮길 수도 있는 바이러스 입니다. 선모충증이 고대 중동에 특히 만연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으며 고대 중동인들이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육류 기생충은 사람들에게 비교적 가벼운 질병을 일으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무증상이며 더 심각한 문제는 전개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삼킨 지 몇 시간 만에 사람을 죽이는 독이 아니라는 거죠. 고대인들이 고기와 고기가 때때로 유발할 수 있는 기생충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인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물론 중동에서 선모충증이 나쁘다는 특별한 증거는 없고, 선모충증이 다른 육류에 의해 유발되는 다른 기생충 질환보다 더 나쁘다는 특별한 증거는 없습니다.

 

돼지고기는 여전히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음식이다

불결한 동물이라는 착각

중세시대 마이모니데스라는 이름의 철학자는 이슬람 통치자 살라 앗딘 유수프(Salah ad-Din Yusuf) 또는 살라딘(Saladin)을 섬기는 세파르딕 유대인 랍비였습니다. 그는 Salidin의 궁정 의사이기도 했으며 돼지고기를 금기시킨 이유에 대해 돼지의 습성과 먹는 음식이 매우 더럽고 역겹기 때문이라고 셜명했습니다. 돼지고기를 먹게 된다면 거리와 집들이 오물 웅덩이보다 더럽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돼지는 실제로 무엇이든 다 먹는 잡식성 동물입니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먹을 뿐 아니라 쓰레기도 먹고 배설물까지도 먹습니다. 게다가 진흙속에 뒹구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죠. 이런 모습들은 절대 식욕을 돋구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이것은 틀렸습니다. 사실 돼지는 상당히 깔끔한 동물입니다. 돼지들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에만 오물을 먹고 그 위에 뒹굴 뿐입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라는 돼지는 진흙속에 뒹굴 필요가 없습니다. 또 나무 밑둥을 파서 먹이를 얻을수도 있죠.

 

돼지처럼 땀을흘린다는 표현과 달리 돼지는 땀샘이 없고 폐가 작기 때문에 체온을 식히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그늘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만 진흙위에서 뒹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고 만약 그조차 불가하다면 어쩔 수 없이 배설물 위에 뒹굴게 됩니다.

 

돼지에게는 억울한 일이지만 이런 사실을 모른체로 이미 도시화된 곳에서 혹은 좁은 우리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들을 본다면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돼지는 인간과 음식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이기까지 하니까요.

 

닭은 돼지고기보다 경제적이다

닭으로 대체

그러나 반론이 있습니다. 염소 역시 똥을 포함해 무엇이든 먹는 동물입니다. 닭을 키우는 닭장 역시 돼지우리만큼 끔찍하지만 염소나 닭을 먹는 것을 금기시 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닭은 곡물을 먹습니다 인간과 똑같죠.

 

최신 연구에 따르면 단순히 닭고기가 돼지고기보다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에 닭고기가 선택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미시간 대학의 고고학자 Richard Redding이 2015년에 작성한 논문에서 그는 닭이 돼지처럼 비좁은 도시 공간에서 살 수 있으며 돼지처럼 음식물 찌꺼기를 단백질로 변환하지만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닭들은 고기 이외에 계란도 낳을 수 있죠. 그리고 더 작기 때문에 먹을 만큼만 도살해서 먹는 것이 가능합니다. 무더운 기후에 고기가 상할 염려가 덜하죠.

 

그래서 레딩은 레딩은 닭이 돼지보다 중동에 더 잘 어울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왜 종교적인 금지까지 필요했던 걸까요? 최근의 고고학 연구가 보여주는 한 가지는 돼지 먹기가 중동에서 결코 중단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아무도 하지 않는 일에 대해 법을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요.

 

앞서 우리가 토라에서 살펴본 법은 이 북부 유대인들을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남부 문화에 동화시키는 메커니즘이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돼지고기 금기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로마인들과 자신들을 구별하는 방법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브라함의 전통을 계승한 무슬림들이 더러운 십자군 프랑크족과 구별되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돼지고기 금기가 처음 어디서 왔는지는 여전히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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