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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부분은 오래 살기를 원합니다. 우울증 환자가 아니라면 빨리 죽고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에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소망을 담아 수 많은 식이요법들이 진행 됩니다. 디톡스 다이어트 부터 별에 별 이상한 이름이 붙어있는 수 많은 다이어트 방법들, 그 사이에서 우리는 뭘 해야 하는 걸까요?

 

교보문고에서 다이어트 대한 책을 검색해 보면 30,000권 이상의 책이 검색됩니다. 이 중에 우리몸에 적합한 다이어트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요? 그렇다면 그걸 어떻게 찾을 수 있죠? 

 

분명히 우리의 신체는 공학적으로 설계되지 않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약 200,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인류를 둘러싼 식품 환경은 오늘날의 식품 환경과 같을 수 없었습니다. 당장 190,000년 동안 농업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인간은 원래 곡물을 먹던 동물이 아니었어요. 오늘날 우리가 먹는 과일과 채소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재배한 것이죠. 과거에는 지금과 조금도 비슷하지 않았습니다. 불과 700년 전만 해도 바나나는 아래의 사진과 비슷한 모습이었을 겁니다.

 

700년 전의 바나나

 

그렇다면 우리의 조상들은 어떤 식습관에 적응 했을까요? 분명히 우리의 몸은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는 특정 비율의 영양소에 적응해 진화 했을 것입니다. 이 점에 주목한 것이 바로 최근에 유명해 진 '팔레오 다이어트' 입니다. 팔레오 다이어트에서는 선사시대의 인류가 먹었던 것과 최대한 비슷한 식단을 먹는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먹는 음식의 종류만이 문제일까요? 아마도 그런 음식을 얼마나 자주, 또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도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다시말해 우리 인류가 적응한 자연스러운 식사 빈도가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소식과 장수

우리는 이미 장수에 기여하는 수많은 요소들에 대해 많은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 과학이 인정하는 가장 강력한 팩터는 소식입니다. 지구상의 어떤 유기체든 효모 세포에서 거미, 곤충, 토끼, 개에 이르기까지 열량 섭취를 30% 줄이면 30% 더 오래 산다는 것입니다. 이제 과학자들에 의해 아직 의도적으로 테스트되지 않은 유일한 유기체는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여기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한동안 건강을 유지하기위해 하루 세 끼의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사회적인 통념이었습니다. 당장 나의 어머니는 내가 아침을 거르는 것을 매일 걱정하십니다. 그만큼 아침, 점심, 저녁에 식사를 먹는것은 밤에 잠을 자거나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아침 식사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였고, 남은 학교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 건강한 점심이 필요했고 저녁을 먹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것은 아동학대였습니다. 저희집은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부모님 께서는 자식인 저를 매 끼니 못 먹이는 것을 죄악처럼 생각 하셨어요.

 

그렇다면 위의 소식에 대한 결론과 우리의 통념 -세끼를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을 결합해 보면 매 끼니 덜 먹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 될겁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진짜 궁금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하루 세 끼를 먹어야 한다는 개념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선사시대의 호모 사피엔스들은 정말 하루 세 끼를 먹었을까요?

하루 세 끼의 신화

선사시대의 인류는 당연하게도 하루 세 끼 시간을 정해놓고 먹지 않았습니다. 사실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은 문명의 발명품 입니다. 유럽의 개척자들이 아메리카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이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배고프다고 느낄 때 먹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인들은 구정된 식사 시간이 없다는 것을 문명화 되지 않은 미개한 종족이라는 증거라고 생각 했죠.

 

즉, 하루 세끼를 먹는것에 생물학적인 이유는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수렵채집생활을 하는 인류는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합니다. 그것은 식량을 저장 가능한 농경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죠.

 

아마도 우리 인류는 사냥을 성공한 이후 만찬을 즐기고 또 다른 사냥에 성공하기 전 까지 아주 적은 양의 음식이나 혹은 아예 먹지 않고 오랜기간 생존했어야 했을 겁니다. 사실 인류는 배부름 보다는 굶주림에 훨씬 익숙합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토착 수렵 채집 집단인 피라한(Pirahā)족에 대한 연구에서 그들이 매일 식사를 하지 않고 심지어 매일 식사를 하기위해 노력조차 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들은 식품 저장 기술까지 알고 있었지만 브라질 상인과 물물 교환하는 것 외에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구석기 시대의 기대 수명이 33세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식습관이 더욱 건강하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아 사망을 제외 한다면 우리의 조상들도 우리만큼 혹은 우리보다 훨씬 건강했습니다. 만약 그들에게 현대와 같은 수준의 안전과 의료가 제공되었더라면 그들의 평균 수명은 우리와 다름 없거나 더 길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하루 세끼 탄수화물이 주가 된 식사가 필요하다는 미신, 우리의 혈액에 안정적인 혈당이 늘 존재해야한다는 미신 때문에 우리 스스로의 건강을 망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탄수화물과 저혈당 미신

혈당을 유지하기위해 지속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인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일까요? 오히려 해롭고 악순환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정답을 알기위해 약간의 생물학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밥, 짱, 면 혹은 설탕이 들어간 달콤한 디저트 무엇이 되었든 포도당은 혈류로 들어가고 우리 몸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포도당을 적절하게 분배합니다. 

 

인슐린 수용체를 통해 포도당은 세포로 들어가 에너지를 생산하게 되는데, 세포가 처리할 수 있는 포도당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혈류에 남은 포도당은 간에 70g, 근육에 200g 정도가 저장 됩니다.

 

그런데 저장 용량을 넘어선 포도당은 어떻게 될까요? 이 포도당들은 체지방으로 변환 됩니다. 혈당 수치가 너무 높으면 염증이 발생하고 인체에 여러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 변환 과정은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인슐린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체지방을 사용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이전에 다량의 포도당을 처리하여 혈액에 많은 인슐린이 있는 상태에서 에너지가 필요하면 체지방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고,  혈당을 높이기 위해 단기간에 혈당을 올릴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됩니다. 이것이 식사를 든든하게 한 이후에도 간식을 찾게 되는 이유 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권장되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따르게 되면 혈당이 떨어질 때 마다 음식을 찾게 되고 하루 세끼가 필수인 것 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탄수화물 위주의 하루 세 끼 식단은 우리에게 비만과 대사증후군이라는 심각한 질병을 남길 뿐입니다.

케토시스

약 10~12시간 동안 포도당 섭취를 중단하면 체내에 저장된 포도당이 고갈되고 신체가 지방을 분해하기 시작하여 간이 케톤체라는 것을 생성하게 됩니다. 케톤체는 포도당과 유사한 경로를 통해 세포에 에너지를 생성하지만 훨씬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며 혈류 내에 남아 있어도 포도당 같은 합병증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흔히 우리는 '기아모드'라는 단어를 통해 케토시스를 설명하지만 사실 케토시스 상태는 곧 굶어 죽을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건강하고 활기찬 상태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합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에게 타수화물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실 1g의 탄수화물 없이도 인간이 생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필요한 만큼 포도당을 생성할 수 있는 멋진 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체지방 비율이 높은 사람들이 단식원에서 몇주일간 단식하며 큰 부작용 없이 체중을 감량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단식하는 내내 기아모드에 있게 되지만 그들의 몸은 저장된 체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겁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지만 이제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것은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탄수화물 식단에 익숙해진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현재 상태를 탄수화물을 먹었던 시절보다 훨씬 기분이 좋고 건강하다고 표현합니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단점은 매번 식사를 직접 준비하고 계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양산품 속에 숨어있는 탄수화물들을 배제하기위해 신경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번씩은 탄수화물의 맛이 너무 그립기도 하죠.

단식의 이점

본질적으로 노화는 DNA에 누적된 손상의 결과입니다. 유전학 교수인 David Sinclair와 그의 팀은 먹지 않는 것이 DNA 복구를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Sirtuin 단백질을 자극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John Hopkins University Neuroscience의 신경과학 교수인 Mark Mattson은 단식이 어떻게 뇌에서 새로운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는지 밝혀 냈습니다.

 

이것은 왜 단식이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과 관련이 있는지 설명합니다. 이 부분이 간헐적 단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포인트 입니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하루 중 16시간 동안 식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몸이 포도당 저장고를 고갈시키고 지방을 연소시키기 시작할 뿐만 아니라 위에서 논의한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저탄수 식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식단에 약간의 탄수화물을 포함한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단식 시간을 확보한다면 저탄수 식단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단식시간 동안에는 배고픔에 시달릴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식을 지속하다 보면 어느순간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는 때에 도달하게 됩니다.

 

1일1식의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는 10년이 넘도록 1일1식을 하고 있지만 식사시간 외에 배고픔을 많이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에 따르면 1일1식을 시작한 이후 첫 3일 정도는 배고픔을 느끼지만 그 이후에는 배고픔을 심하게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간헐적 단식은 현대인이 실행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하고 현실적인 식단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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