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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첼레트의 입장 변화

위 사진에서 마두로와 악수를 나누고 있는 여성의 이름은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을 지냈던 여성입니다. 그녀의 아버지가 피노체트 정권에서 고문당하다 죽었고 바첼레트 본인도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했던 사회주의자이죠. 그녀 스스로도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부르기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녀는 같은 사회주의 노선을 걷는 베네수엘라 정권에 우호적인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EU등의 강대국이 베네수엘라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해 왔었죠. 그런 그녀가 UN 인권위의 대표 자격으로 베네수엘라에 방문하여 현지 사정일 시찰하고 온 이후에 자신의 지금까지의 입장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두 눈으로 확인한 베네수엘라는 정말로 나쁜 상태에 빠져 있었고, 외부의 도움 없이는 개선될 희망이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녀가 진정으로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에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상당히 큰 당혹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베네수엘라에는 바첼레트에게 젊은날 피노체트 정권의 악몽을 되살리게 해 주는 정권의 시민 납치, 고문, 암살 등이 태연히 행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첼레트와 함께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인권위는 현재 베네수엘라가 극심한 기아와 생필품 부족을 겪고 있는데다 정부가 대놓고 정부의 반대자들을 납치해서 군 시설에서 고문하거나 암살하는 일이 만연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마두로 정권이 다스리는 지역에서 그의 정적인 후안 과이도의 지지자들은 사실상 테러리스트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마두로는 한 술 더 떠 과이도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증오방지법(Hate Law)을 만들었는데 이 법은 '증오를 부추기는 내용'을 인터넷이나 공공장소에 게시하는 사람은 조사와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법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내용'은 마두로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조사와 처벌이라는 것은 고문과 암살이겠죠.

카렌 팔라시오 사건

이 지옥같은 현실을 잘 보여주는 일화를 하나 소개해 보겠습니다. 위 사진의 여성은 베네수엘라 필하모닉에서 크라리넷 연주자로 활동하는 카렌 팔라시오입니다. 그녀는 마두로 정권이 필하모닉 예산을 삭감한 일을 SNS에 투덜거렸는데 그 히우 검은 차량을 타고 온 비밀경찰의 방문을 받게 됩니다.

 

어이없는 일이지만 그녀는 마두로의 지지자였고 아무런 의심없이 찾아온 형사들을 따라갔는데 당연하게도 그들은 군시설 내부의 교도소로 향했습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약 47일간 감금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고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 하고 다녔죠. 그러다가 그녀가 증오방지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전달 받게 됩니다. 정치범이 되었다는 의미였죠.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베네수엘라 법원이 팔라시오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정말 기적이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는 일 이었습니다. 아마 이 사건이 외국에 알려지며 국제적인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을 마두로 정권이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팔라시오의 모친은 이 사건을 취재하러 온 외신들에게 사실 아직도 딸이 안전하지 않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마두로의 지지자들이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언제 다른 범죄의 표적이 될 지 알 수 없다는 것이죠. 과격한 마두로의 지지자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일종의 민병대 같은 조직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정부의 묵인 아래 다양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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